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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간판보다 실력으로 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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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조회 1,657회 작성일2009-04-28 12: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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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경쟁력을 말한다 ⑫ 김영길 한동대 총장 [중앙일보] 3무 교육실험 15년 … “대학은 간판보다 실력으로 말해야”

경북 포항시 흥해읍 남송리에 있는 한동대는 작지만 강한 대학이다. 한 해 신입생 800명, 전교생 수가 3500명에 불과하다. 그런데 기업체는 한동대생을 선호한다. 실력이 탄탄하고 실무에 강하다는 게 그 이유다. 한동대가 지방의 명문 사립대로 자리 잡은 데는 김영길(70·사진) 총장의 리더십을 빼놓을 수 없다. 1995년 취임 이래 무전공·무계열 신입생 선발과 무감독 시험 같은 교육실험으로 학교를 이끌었다. 김 총장은 8일 “백화점식 교육으로는 지방대가 살아남을 수 없다”며 “간판보다는 실력으로 승부하겠다”고 강조했다.


만난 사람=양영유 교육데스크

-실력이 곧 대학의 간판이라는 소신이 강한 것 같다.

“서울의 종합대처럼 3000~4000명씩 뽑아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몸집만 키우다간 지방대는 망한다. 경쟁력 있는 분야를 특화해야 한다. 우리는 11개 학부에 전공이 22개다. 일반대는 평균 56개다. 허울 좋은 간판은 속 빈 강정이다. 학생 개개인의 실력이 명문대를 만들고 대학 간판이 되는 것이다. 정원은 늘리지 않을 것이다.”

-신입생 100%를 전공 구분 없이 뽑는 것도 그런 맥락인가.

“그렇다. 학생의 재능과 잠재력을 탐색하고 발견하는 기간을 주자는 취지다. 학과와 전공은 물론 문·이과 구분 없이 1년 동안 적성을 알아보고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다. 전공을 결정한 뒤에도 언제든 전과가 가능하다. 졸업하려면 반드시 두 가지 이상을 전공해야 한다. 실력이 없으면 졸업할 수 없다. 졸업 대상자의 10%는 학교를 1년 더 다닌다.”

-전공을 선택할 때 특정 학과에 몰릴 수도 있다.

“15년간 성적이나 정원에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문제는 없다. 지원자가 가장 많은 경영경제학부가 150명이고 적은 곳도 30명 이상은 된다. 자연스럽게 균형이 잡힌다. 사회와 기술의 변화로 지원자 수가 급감하면 통폐합하거나 바꿔서 운영한다. 내 전공인 금속공학부도 99년 기계제어시스템공학부로 바뀌었다. 실기 없이 뽑은 산업디자인과 학생이 전국대회에서 입상하고 사법시험 합격자도 꾸준히 나오는 걸 보면 신기하다. 학부생을 유치하기 위해 교수도 분발하고 있다.”

-교수 평가는 어떻게 하나.

“전체 교수 150명 중 외국인이 40명이다. 무한경쟁과 자율이 원칙이다. 학생 강의평가와 팀 지도 평가 비중을 최대화하고 논문평가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 신입생을 가르치는 기초학부에서는 논문평가를 아예 안 한다.”

-팀 지도 평가가 뭔가.

“학부 중심 대학이므로 대학원 박사과정도 없다. 그래서 매년 재학생을 30명씩 무작위로 팀을 짜 교수 한 명을 멘토로 붙여준다. 팀 지도를 통해 학생이 학교 적응이나 진로 모색, 정보 교류 등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전체 학생의 85%가 기숙사 생활을 한다. (웃으며) 캠퍼스 커플도 가장 많을 것이다. 4년 다니면 전교생이 서로 다 알게 되는 효과가 있다.”

-학부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는.

“대학의 질적 평가 순위가 낮고 청년 실업률이 높은 것은 대학이 사회가 요구하는 교육을 제대로 못한다는 방증이다. 연구는 결국 교수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는 것 아닌가. 연구도 연구지만 학생 교육도 대학의 중요한 목적이 돼야 한다. 미국은 달 탐사 프로젝트가 시작된 60년대 이전까지 거의 모든 대학이 교육 중심으로 운영됐다. 3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서구의 대학은 학부 교육의 틀이 공고하다.”

-대학 교육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20세기 교육 패러다임이 정형화된 산업인력을 키우는 것이었다면 21세기는 새로운 문제를 발굴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 단순 지식교육이 아니라 지혜교육을 해야 하는 것이다. 교과서를 달달 외운 학생에게 좋은 학점을 줄 게 아니라 사례 연구, 문제 해결 능력, 프레젠테이션을 강화해야 한다.”

-무감독 양심시험을 치르는 까닭은.

“국제사회의 경쟁력은 정직과 신뢰에서 나온다. 국제 무대의 신뢰 있는 파트너가 될 정직한 지도자를 키우는 것은 학교의 중요한 목표다. 공부한 것을 이웃과 나누고 국가와 사회, 세계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취업률이 높다. 학생 실력이 그만큼 좋은가.

“전체 취업률은 70% 정도다. 모두 정규직이다. 30%는 대기업에 간다. 2000년에 삼성에서 3~4명 뽑은 것을 시작으로 삼성·LG·SK 등 다양한 기업에 매년 취업한다. 미국 인텔·MS·구글사 사원도 됐다. 프랑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본부에 인턴도 파견한다. 프로젝트 중심 수업, 영어 실력, 이중 전공, 실무 지식을 갖추니 경쟁력이 있는 것이다.”

-2007년 4월 유네스코의 유니트윈 프로젝트에 선정됐는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대학 간 네트워크를 만들어 개도국 대학 교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몽골·우즈베키스탄·아프가니스탄 등의 아시아 대학과 협정을 하고 지원하게 된다. 개교 이후 62개국 학생이 우리 학교에 와 공부했는데 이러한 성과를 유네스코에서 인정해준 것 같다. 학교 부지 8만 평에 유네스코 글로벌 에듀케이션 파크를 조성하고 있다. 5년 내 마무리 될 것 같다.”

-예산은 어떻게 조달하나.

“200억원의 예산은 경북도·포항시·기업을 통해 유치할 예정이다. 정부 지원이 없는 게 아쉽다. 개도국 학생들이 우리나라에서 공부하고 가면 나중에 나라의 자산이 된다. 콩고나 베트남 같은 나라에서 지도자가 되기를 꿈꾸는 학생들이 우리 학교를 거쳐갔다. 그들이 사회 지도급 인사가 되면 그게 다 우리나라 기업과 파트너가 될 수도 있고, 외교채널이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가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원조가 30억 달러인데 그 빚을 갚을 때도 되지 않았나.”

-외국인 학생은.

“32개국 120여 명이 와 있다. 평균 30%는 영어 강의인데 경영경제학부는 80% 이상을 한다. 국제화가 따로 필요 없다.”

-2002년 개원한 국제법률대학원을 로스쿨로 전환할 생각은 없나.

“생각해 본 적 없다. 해외 진출 변호사를 양성하려고 미국 로스쿨 커리큘럼을 도입했고, 최고 경쟁력을 갖췄다. 50여 명의 미국 변호사도 배출했다.”

-지방대의 어려운 점은.

“문화 인프라가 다소 처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공간 개념이 바뀌어 지방 개념도 없다. 하기 나름이다.”

-세계적인 공학자가 총장을 15년이나 했다.

“(왼손 엄지손가락을 보여주며) 이 흉터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모형 비행기 프로펠러를 만들다가 다친 것이다. 비행기를 만들겠다는 꿈 하나로 미국에서 학위를 따고 항공우주국(NASA)에 들어갔다. 연구생활 29년째가 되던 해 진정한 보람을 못 찾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한동대에서 총장직 제의가 왔다. 내 생애 유일한 꿈은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어릴 적 꿈이 비행기를 만드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인재를 비행기에 태워 세계 각국으로 보내고 싶다.”

정리=이종찬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김영길 한동대 총장=1939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서울 사대부고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뉴욕 RPI 공과대학에서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 국방부 육군연구소와 미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으로 일했다. NASA 재직 시 연구실적으로 발명상을 두 번 받았고, 미국 저명과학자 인명사전인 ‘미국의 과학자’에 한국인 최초로 수록됐다. 특허만 20여 개다. KAIST 재료공학과 교수와 UCLA 교환교수를 역임한 뒤 95년부터 한동대 총장으로 일하고 있다. 1주일에 한 번씩 학생식당을 돌며 대화를 나눠 ‘아버지’ 같은 총장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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